책/Review 2009. 4. 16. 01:02

용의자 X의 헌신 - 타이밍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생각 없이 막 썼으므로, 스포 주의※



용의자X의헌신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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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 같은 류의 일본소설은 쵸큼.. 싫어하지만 추리,스릴러물은 쵸큼.. 좋아하는 편이다.

 

전부터 추리물을 쓰는 작가들은 정말 천재다!! 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왠지 이사람들은 완전범죄도 잘 할 것 같아..)

읽다보면 나도 기발한 생각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생각도 들고, 또 읽어가며 뭔가를 밝혀보려고 노력하는 그 과정이 단순히 책을 읽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 위의 더 무엇인가를 하는 것 같아서, 가장 좋아하는 소설의 종류가 바로 추리,스릴러 물이다.

(쓰다보니 무슨 말인지 영 얽혔지만.. 결국은 좋다는 뜻.. ㅋ)

 

이번 책은 사실은 영화로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먼저 듣고.. 꼭 보러가야지.. 결심했다가, 서점에서 같은 제목의 책을 우연찮게 발견하고는 읽게 되었다.

참 애매한 제목.

[용의자 X의 헌신] 이라니.. 일본어 제목을 그대로 번역해서 그런걸까.

책을 읽기 전에는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제대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저 내가 이해력이 딸리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일본어와 우리말 사이에는 같은 한자를 써도, 공감할 수 없는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에도, 일본판을 있는 그대로 번역하는 경우 왠지 의미는 알겠지만.. 저게 무슨말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꿨던 꿈이 어렴풋은 하지만 확실히 기억 나지 않는 느낌이랄까.

 

아뭏든.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작가는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아주 유명한 작가인 모양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팬이 아주 많은듯 주변에 여러 작품들이 있었다.

영화가 개봉되어서 이겠지만.. 당연히 용의자 X의 헌신이 가장 눈에 뛰는 위치에 있었고 그 덕분에 별 망설임 없이 책을 집어들고 가까운 던킨에 들어가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찔끔 찔끔 읽어야 하는 책은 정말 싫다.

예전에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니..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니.. 이런 종류의 책이 한참 유행할 당시에도 난 전혀 거들떠도 안봤었다 -_-;;

중학교 때는 원태연 시집이 유행했었는데, 친구에게 빌린 시집 5권을 하루만에 다 읽은 적도 있다.

시집인데... 당췌 여운이고 뭐고 생각할 시간도 없었거니와.. 사랑이고 뭐고 느낌도 안왔기 때문에 그 당시 나는 "에이, 별루네.. " 라며 돌려줬던 기억이 있다.

내 성격은 좀 느긋한 편인데.. 참 취향이랑 성격은 다른가보다. 오히려 느긋한 성격에 반해 긴장감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고. ㅎㅎ

 

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암튼.

선입견의 맹점. [겉으로는 기하학의 문제인 것 같지만 사실은 함수 문제]

이 책에서의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다.

책 자체의 내용도 그렇고, 책 안의 사건도.. 또 주인공 이시가미의 시험 문제에도 적용되는 핵심이다.

선입견이란 것은 사람의 시야를 좁게하고, 옹졸하게 만들지만.. 또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이 선입견이란 것이다.

나조차도 예외는 아니지만.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두 주인공 '이시가미'와 '유가와'는 그 선입견을 벗어나서, 서로의 입장에서 사건을 만들고 풀어나간다.

 

처음엔 '이시가미'의 '야스코'에 대한 사랑이 지겨웠다.

쳐다봐 주지도 않는데..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대체 왜? 천재란 사람들은 다 저렇게 희안한가? 너무 맹목적이잖아.. 불쌍하다기보단 무서워.. 이런 생각만으로 쳐다보게 되었다.

나는 철저히 책을 읽는 '관찰자'로써 방관만 해야 하는 것이 답답했다.

'야스코'에게 '이시가미'에게 의지하느니 그냥 죄의 댓가를 치뤄. 라고 말해주고 싶었고, '유가와'에게는 넌 할 수있잖아 좀더 빨리 '이시가미'를 찾아내,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란 말이야.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마지막에 일어났다.

 

'이시가미'에게 '야스코'는 사랑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의 존재의 이유였던 것이다. 한번 포기했던 삶의..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그 타이밍이 그와 그녀를 이어 주었던 것이다.

'우리 집에 왜 왔니'를 봤을 때도 느꼈지만.. 그리고 요즘들어 자주 느끼게 되는 부분이지만.. 확실히 인생은 타이밍..

모든 것을 포기한 순간에 기적처럼 자신의 안으로 스며든 사람을 무슨 힘으로 거부 할 수 있을까...

 

자수하는 '야스코'를 보며 울부짓는 '이시가미'의 아픈 마음이 절절하게 전해졌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해서 손 끝하나 대지 못하고 지켜주었지만,

더이상 무언가를 해줄 수 없어져버린 한남자의 가슴 깊은 곳으로 부터의 울림.

잘못된 방법이었지만, 그의 사랑 만큼은 헌신이라는 말 따위로는 표현 될 수 없는 순수함 그 자체였다.